카카오 챗봇을 바탕을오 한 ‘어선원 위험성평가 플랫폼’ 화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공

정부의 ‘어선 위험성 평가에 관한 지침’이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선주들 사이에서 절차가 너무 번거롭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공기관이 모바일을 활용해 애로 해소에 나선다. 현장의 불만이 줄어들면 제도 정착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카카오톡 챗봇을 바탕으로 한 ‘어선원 위험성 평가 플랫폼’을 구축해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지침을 선주들이 잘 따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앞서 해수부는 어선 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특단의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8월 27일 지침을 제정한 뒤 3개월 후 시행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어선의 유해·위험 요인 파악, 감소 대책 수립, 시행 결과 기록 및 보전 등이다.

이에 따라 조업 때 상시 어선원 5명 이상이 승선하는 어선 소유자는 11월 28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1차 위험성 평가를 끝내야 한다. 또 1년마다 정기적으로 위험성 평가를 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아울러 형식적인 검사를 막기 위해 이 같은 과정을 진행할 때는 배에 승선하는 어선원도 참여시켜야 한다. 통계를 보면 11월을 기준으로 할 때 5인 이상이 함께 조업하는 어선은 5000척에 이른다.

그러나 어선 소유자들은 평가 방법이 복잡한 데다 시간이 오래 걸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놨다. 특히 직접 문서를 작성할 때는 30쪽가량의 종이가 필요했으며 완성까지 40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공단은 조업 협장의 의견을 반영, 모바일 기반 체계를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사전 시험 결과, 이 체계를 활용하면 평가 소요 시간이 10분 내외로 줄었다. 기록·관리 과정도 자동화돼 다량의 문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됐다. 아울러 위험성 평가가 끝나면 개선 방안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고령의 선주들이 별도 교육 없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공단은 이 체계의 시험 운영이 끝나면 12월 중 정식으로 운용한다. 또 오는 28일까지 국민을 대상으로 이름 공모전도 진행한다. 수상작은 이 체계의 공식 명칭이 된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어선원 위험성 평가 플랫폼 운용은 디지털을 바탕으로 자기규율 안전체계를 구축, 사고 없는 바다 일터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기능을 더 고도화, 어업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한층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