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면서 외환스와프가 가동됐다.

1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내린 1474.5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11시께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후 오전 11시8분께 1482.3원까지 뛰어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외환 당국은 최근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동안 가동하지 않다가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이 지난 15일 연간 650억 달러 한도로 외환스와프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재개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다”면서도 “걱정이 심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순대외채권국이기때문에 환율이 절하되면 이익 보는 분들도 많다”며 “금융기관이 넘어지고 국가 부도 위험이 있는 금융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우리 내부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뉜다”며 고환율의 주된 요인으로 외환 수급 쏠림을 거듭 지목하며 ‘국민연금 역할론’에 방점을 찍었다. 통상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포인트(p)가량 뛰게 된다는 게 한은 자체 추산이다. 한은은 또 환율이 내년까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물가상승률이 기존 전망치(2.1%)보다 높은 2.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