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 DB

음식점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일명 ‘노쇼’(no-show·예약 부도)를 막기 위해 정부가 관련 위약금 기준을 대폭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와 소비자 간 분쟁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18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11일까지 이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실시한 바 있다. 그 이후 약 5주 만에 실제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행정예고는 특정 정책 시행에 앞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듣는 절차다.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은 분쟁 당사자가 어떻게 해결할지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이 된다. 다만 위약금을 설정할 때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개정안에는 불황을 겪는 요식업계에 큰 피해를 주는 노쇼 방지를 위해 기준 위약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음식점의 경우 현재 노쇼 위약금은 총이용금액의 최대 10%지만 개정안은 이를 20%로 높였다.

특히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처럼 사전 예약에 따라 재료와 음식을 미리 준비하는 업태를 ‘예약기반 음식점’으로 별도 구분해 노쇼 위약금을 총이용금액의 4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고급 음식점이 아니라도 ‘김밥 100줄’ 같은 대량 주문이나 단체예약 시 음식점이 소비자에게 예약보증금과 위약금 내용을 사전에 명확히 공지한 경우 노쇼 위약금을 최대 40%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통상 외식업 원가율이 30% 수준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위약금 내용을 사전에 소비자에게 문자 메시지 등 알기 쉬운 방법으로 알린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반 음식점으로 간주해 20% 이하 기준으로 한다.

예약 시간보다 소비자가 늦게 도착한 것을 예약 부도로 간주하려면 음식점은 사전에 그 기준을 고지해야 한다.

예식장 위약금도 관련 기준이 바뀐다. 현행 기준은 예식 29일 전부터 당일까지 계약을 취소하면 총비용의 35%를 위약금으로 산정한다.

하지만 음식 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예식 29~10일 전 취소는 40% ▷9~1일 전 취소는 50% ▷당일 취소는 70%로 조정했다.

여행 관련 기준도 개정된다. 천재지변 등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 예약 당일에도 무료 취소가 가능한데, 이때 숙소 소재지는 물론 ‘출발지로부터 숙소까지 가는 경로 전체 중 일부’에 천재지변 등이 발생한 경우도 무료 취소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