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주최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 지역별 순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공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나 방폐장 건설 등을 추진할 때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주민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주용 한국교통대 행정정보융합학과 교수는 18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 순회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후원으로 추진됐다.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원전 산업과의 연계성, 지역 주민들의 정책 관심이 높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현안에 대해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정 교수는 ‘고준위 관리시설 부지확보를 위한 갈등관리와 지역지원 방안’ 발제를 통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고준위 방폐물 처리 기본계획’에는 방폐장 유치지역의 주민과 지역사회 공동체, 지역산업의 상생과 자생적 발전을 원칙으로 한 지역위원회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지역위원회 설치 및 운영 지침을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폐장) 부지가 선정되고 나면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가 반영된 지원사업을 관리하는 조직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실무협의체를 구성하면 (방폐장 건설과 관련한) 지역주민의 신뢰 구축, 보상에 대한 주민 이해 제고, 체계적인 주민참여 보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고리원전이 있는) 부울경 지역의 경우 지역경제 발전과 산업 구조, 지역 간 연계성까지 고려한 (방폐장) 지원체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정재학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 원칙 및 해외사례’를 통해 핀란드 등 해외 심층처분시설 운영 경험을 소개하며 해양 연안 지역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된 방폐물 관리 모델의 시사점을 설명했다.

문주현 단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백민훈 한국원자력연구원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장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김유광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고준위기획실장 등이 참여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 현황,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와 협력적 거버넌스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 의견을 교환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주수 대표이사는 ”부울경 지역은 원자력 시설과 더불어 다양한 산업·해양 인프라가 가까이 위치해 있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정책에 대한 지역적 관심이 특히 높은 곳“이라며 ”재단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이 국가 정책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오는 23일 서울에서 마지막 순회 토론회를 진행한다. 이후 지역별 특성·관심사·전문성이 반영된 맞춤형 소통 구조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