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신규 개설 9만5240개 그쳐

부산 청약통장 이탈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단순히 전체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신규 가입자까지 감소세를 보이면서 청약시장 기반 자체가 약화된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통장 가입현황 통계를 보면 11월 말 기준 부산 청약통장(종합저축) 수는 162만5291개로 집계됐다. 청약통장은 2021년 181만2809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178만8667개, 170만4488개, 164만9520개로 내림세를 이어왔다. 4년 만에 약 18만7000개가 감소한 셈이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신규 가입자 추이다. 6개월 이내 개설된 신규 청약통장은 2020년 16만4134개에 달했으나 이후 급격히 줄었다. 2021·2022년만해도 매년 10만 개가 넘었지만 2023년 9만6085개, 2024년 8만7573개로 감소했고, 올해도 9만5240개에 그쳤다. 청약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잠재 수요층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과거 청약통장은 안정적인 이율을 챙길 수 있고 연말 공제 대상이라는 부가적 이익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분양가와 높은 경쟁률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진다. 지난 10월 기준 부산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2530만 원이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까지 겹치며 청약 당첨 이후 실제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해운대·수영구 등 일부 하이엔드 단지에는 청약통장이 일시적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높은 분양가와 극히 낮은 당첨 확률은 오히려 체감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가점이 낮은 2030 세대 사이에서는 ‘청약통장을 유지해도 실익이 없다’는 이른바 청약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청약시장은 가격 대비 기대 수익과 실거주 부담을 함께 따지는 실수요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구조와 금융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위축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