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왼쪽)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닌더 시두 통상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닌더 시두 통상장관 및 알리 에사시 외교 정무차관을 만나 오는 26일부터 시행되는 ‘철강 저율할당관세(TRQ) 강화’ 조치와 관련해 우리 업계의 강한 우려와 입장을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캐나다는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한 철강 TRQ 적용 기준을 100%에서 75%로 축소하고, 철강 파생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산 철강 제품은 지난해 수출량의 75%를 넘는 물량에 대해 새롭게 50%의 관세를 내야 한다.

여 본부장은 시두 통상장관과의 면담에서 우리 배터리 기업을 포함한 다수 기업이 캐나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철강,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 핵심광물 등 다양한 전략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에 대한 TRQ 예외 또는 쿼터 확대 등 우호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여 본부장은 “캐나다 오일샌드 원유 생산에 사용되는 파이프라인(강관) 등 특정 철강 품목들은 캐나다 내 자체 생산이 어려워 고품질의 한국산 수입 철강을 주로 사용한다”며 “한국산 철강에 대한 TRQ 강화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캐나다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과 시두 장관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한-캐 자유무역협정(FTA)의 틀 안에서 통상장관 간 ‘전략분야 대화채널’을 신설하고 철강,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 핵심광물 등 양국 현안에 대한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시두 장관은 “캐나다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철강 품목 등에 대해서는 2026년 1월 말까지 관세환급(tariff remission)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산업부는 향후 고위급, 실무급 채널을 통해 캐나다 측과 철강 TRQ 관련 구체적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토론토 현지에 진출해있는 철강, 자동차, 가전, 광물 등 분야의 우리 기업들과도 만나 최근의 통상환경 불확실성 등에 대한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통상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자동차와 배터리 등 현지진출 우리 기업들이 도전을 받고 있으나, 이에 따른 기회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우리 기업이 이런 북미 공급망 재편의 기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