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좌석 수 축소 금지’를 어겼다가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의 시정조치 불이행과 관련해 총 64억6000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별 부과액은 대한항공 58억8000만 원, 아시아나항공 5억8000만 원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양사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연도별 좌석 수를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이지 말 것을 명령했다.

시장 지배력이 큰 두 항공사가 결합하면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편익이 침해받을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처였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올해 3월 28일까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면서 2019년 동기 대비 69.5%의 좌석을 공급했다.

정부가 내세운 조건을 어기고 20.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노선을 운영한 것이다.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는 경우 공정위는 시정조치를 부과하는데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금전적 제재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로 사업자들의 경각심이 제고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공급 좌석 수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정조치 준수 기간(2024년 말~2034년 말) 이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 항공 소비자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인천~괌 노선 ▷부산~괌 노선과 관련해 ‘좌석 수 90% 이상 유지’ 조건을 축소·조정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이는 최근 괌이 여행지로서 비교 우위를 상실하면서 항공편 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한 데 따른 요구다. 지난달에는 부산에서 괌으로 가는 180석 규모 항공기에 승객 3명과 항공사 직원 6명만 탑승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