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구 염습지 ‘마린글라스’ 적용
- 염생식물 생장률 향상 등 검증
- 부산 만의 지속가능 정원 구상

부산시와 LG전자가 해양생물 성장을 촉진하는 신소재 ‘마린글라스(Marine Glass)’를 활용한 생태계 보전과 블루카본(해양 탄소흡수원) 확대에 나선다. 해양환경 개선을 넘어 탄소중립과 해양경제 창출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3일 오전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부산시-LG전자 부산 낙동강 정원 블루카본 흡수원 조성을 통한 탄소중립 이행’ 업무 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LG전자 윤대식 대외협력담당 전무, 최성봉 빌트인 쿠킹사업담당 전무, 박형준 시장, 안철수 푸른도시국장. 전민철 기자

부산시와 LG전자는 23일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부산낙동강정원 블루카본 흡수원 조성을 통한 탄소중립 이행 업무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정원을 단순한 경관 조성이 아닌, 탄소흡수와 생태 회복을 수행하는 ‘기후대응 인프라’로 확장하기 위한 민관협력 사업으로, 도시 차원의 탄소중립 이행 기반을 다지는 데 목적이 있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낙동강 하구 일대 1500㎡ 규모의 염습지에서 마린글라스를 적용한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시는 부산낙동강정원과 바다숲정원 등 대상지 조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과 정책 연계를 담당하고, 조성 이후에는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추진한다. LG전자는 마린글라스를 이용해 염생식물의 생존율과 생장률을 높이고, 탄소흡수 효과에 대한 기술 자문과 모니터링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원 조성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재정 지원도 한다. 이를 통해 양측은 마린글라스 적용 여부에 따른 염생식물의 생장 속도와 탄소흡수 효율을 검증,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실증을 바탕으로 ▷블루카본 생태계를 통한 탄소중립 이행 ▷낙동강 정원 조성 및 염습지 복원 ▷바다숲 조성을 통한 블루카본 확대 가능성 검증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 사업은 삼락생태공원 등 부산낙동강정원 일원에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시는 이번 협약이 탄소중립 이행을 넘어 부산낙동강정원의 국가정원 지정 추진 과정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블루카본 기반 생태복원과 기업 참여형 정원 조성을 결합해 부산만의 지속가능한 정원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협약은 기업의 사회가치경영(ESG)과 블루카본을 정원에 접목한 선도적 사례”라며 “부산낙동강정원을 탄소중립 실천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정원 속의 도시, 부산’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LG전자의 마린글라스에 일찍부터 주목(국제신문 2023년 5월 23일 자 3면 등 보도)했다. 2023년 해양주간(OCEAN WEEK)에서 ‘해양환경 개선을 위한 유리의 재발견’ 세션을 통해 마린글라스의 가능성을 처음 소개했다. 이후 2024년 해양주간에서는 ‘해양환경 개선을 위한 ESG 경영과 기능성 소재 개발’, ‘수용성 유리파우더를 활용한 해양생태계 복원’ 세션을 마련해 기술 효용성 검증을 이어갔다. 올해 해양주간에서는 LG전자와 블루카본사업단이 ‘블루카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교류 업무협약’을 통해 신규 사업 발굴과 공동 기술 개발의 토대를 다졌다.

본지는 ‘2026 해양주간’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 해양클러스터 기관과 함께 해양생태계 복원과 신소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해양경제 모델을 진단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