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국토교통부 제공

편법 증여, 실거래가 띄우기 등 부동산시장을 어지럽히는 행위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더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오후 2시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 주관으로 열린 ‘4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에서 올해 하반기 이상 거래 기획조사에서 1002건의 위법 의심 거래를 적발했다고 보고했다. 조사는 부동산 이상 거래(서울·경기), 가격 띄우기(서울). 특이 동향 점검(부산·서울·경기·인천·대전)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법규 위반 행위는 다양했다. A 씨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130억 원에 매수할 때 아버지에게서 106억 원을 무이자로 빌린 뒤 대금을 지불했다가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혐의를 받았다. B 씨는 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 운전자금 목적으로 7억 원의 대출을 받았으나 이 돈을 경기도에 소재한 아파트를 17억5000만 원에 매수할 때 사용했다. 이는 ‘대출자금 목적 외 유용’에 해당한다.

대출자금 목적 외 유용. 국토교통부 제공

전세사기 의심. 국토교통부 제공

가족 관계인 C 씨와 D 씨는 서울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해당 단지의 종전 가격보다 더 비싼 8억2000만 원으로 거래 신고를 했다. 이어 1년여 동안 계약을 유지하다 제3자에게 8억 원에 팔았다. 조사단은 관련 서류에 기재된 중개수수료가 실제로는 지급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허위신고가 의심된다며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미성년자(8세 이하)인 남매가 경남 일대의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아파트 등 총 25채를 매수한 사례도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자금 흐름 등을 살핀 결과, 소득이 없는 남매를 대신해 아버지가 돈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전형적인 편법 증여로 판단해 국세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매수 물건에서 3건의 임차권 등기명령이 확인된 것과 남매는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전세사기가 의심된다며 경찰청이 수 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실수요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부동산 이상 거래 기획조사를 통해 투기적·불법적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