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인공지능(AI)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 등 K-조선의 미래 준비를 위한 민관 협력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해 조선·해운·AI 기업·대학·연구기관 등 약 50개 기관 100여명이 참석했다.

산업부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 중인 M.AX는 제조업 생산 현장 전반에 AI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국내 조선·해양산업에 M.AX를 적용하기 위해 민관이 얼라이언스(동맹) 체계를 가동한 것이다.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은 글로벌 조선·해운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산업부는 “전세계 조선·해운산업이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해상 안전기준 고도화, 선원 인력구조 변화 등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며 “경쟁국의 추격도 빨라지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분야로 자율운항선박이 빠르게 부상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산업부와 해수부는 그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1단계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국제항로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일부 성과도 거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2단계 개발의 중점 과제로 자율운항선박 실증데이터 확보 및 공유가 필수적이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조선·해운·AI 산업 전반이 참여하는 실증을 추진하고 공동 데이터 등도 구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2030년께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표준 제정에 앞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라이언스에는 산업부·해수부, 국내 대표 조선사, 해운사, 기자재사, 대학, 연구소, 네이버·KT 등 50여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특히 얼라이언스를 본격 지원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자율운항선박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앞으로 얼라이언스 참여 기관들은 ▷조선사가 보유한 설계·시운전 데이터 ▷해운사가 축적하는 실제 운항 데이터 ▷AI 기업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역량을 결합해 자율운항 AI의 신뢰성과 완성도를 고도화하게 된다.

아울러 내년 산업부와 해수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율운항선박 AI 학습용 공공 데이터셋’ 구축을 위한 실증 사업에도 착수한다. 지난달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한국해운협회는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두 협회는 내년 1분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를 구성하고 자율운항선박·친환경선박 기술개발, 해운·조선·기자재·중소조선 업계 등 해사 클러스터 발전, 전문인력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국적선사와 국내 조선소 간 선박건조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자율운항선박은 M.AX 전략의 대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며 “세계 최고인 국내 조선 기술에 AI를 결합한다면 대한민국이 차세대 조선·해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업부는 해수부와 함께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데이터 활용, 산업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율운항선박을 조선·해운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