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 100달러 전후 요동
- 물가·환율·성장률·금리 악재
- 가계 소비·기업 투자에 ‘찬물’
- “장기전 대비 재정 여력 확충을”
중동 전쟁이 한 달간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암운이 드리우는 모습이다. 유가 고공행진 속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악재가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정부는 25조 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과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로 복합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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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관 에너지절약 운동- 중동 전쟁이 한 달을 맞으면서 에너지 수급 등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들이 에너지절약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운 주차장 입구에 차량 10부제 안내문이 부착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
26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유가는 전황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를 전후로 요동친다. 브렌트유 배럴당 선물 가격(종가 기준)은 지난해 12월 50달러 후반대였지만,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후 수직으로 상승했다. 지난 13일 103.14달러로 100달러를 넘어선 뒤, 20일 112.19달러까지 찍었다.
원/달러 환율은 ‘천장’으로 여겨졌던 1500원이 뚫린 상태다. 지난 23일 주간 거래 종가는 1517.3원으로, 200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유가와 고환율은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122.56)보다 0.6% 높은 123.25(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아직 전쟁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오름세가 계속된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오름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중동 전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금리 상승도 부추기는 모양새다. 시장 금리는 한발 앞서 상승세를 나타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3일 연 3.617%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3.041%에 비해 57.6bp(1bp=0.01%포인트)나 올랐다.
이런 흐름은 한국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고금리는 이자 부담 확대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동반 위축으로 이어지며 ‘영끌·빚투’족이나 자금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부터 쓰러질 수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8개월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썼다.
관건은 전쟁의 장기화 여부다. 고유가가 물가를 밀어 올리는 상황에서 고환율과 시장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는 물가와 성장, 금융비용이 동시에 압박받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가장 큰 문제는 정책 대응에 있어 손발이 묶인다는 점이다. 연세대 경제학부 김정식 명예교수는 “이번 추경은 규모를 상대적으로 작게 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 하반기 정도에 2차 추경을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