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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선제 투자, 산업·문화 품은 북항…퀀텀점프 기회

150년 부산항 새 미래로 <4> 부산항 다음 50년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26-03-31 19:14:3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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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위기로 글로벌 물류 급변
- 북극 뱃길 열면 환적기능 강화
- 해사법원·기업 플랫폼 구축을
- 친환경 연료 인프라 등도 절실

- 산업·관광·문화 있는 복합공간
- K-팝 공연장 등 랜드마크 세워
- 항만 - 도시 유기적으로 연결을

개항 150년을 맞은 부산항은 다시 한 번 거대한 변곡점 앞에 서 있다.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 수출의 관문으로 출발한 부산항은 이제 세계 7위권 컨테이너 항만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 공식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개항 150주년을 맞은 부산항의 다음 50년은 북극항로 시대 선도, 해양산업 플랫폼 구축, 북항 재개발 등을 통해 완성될 전망이다. 사진은 해양·관광·문화·비즈니스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할 부산항 북항 일대 전경. 국제신문 DB
글로벌 해운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국제 환경 규제는 강화되며, 물류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된다. 여기에 해운·금융·법률 기능이 결합된 ‘해양산업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항만의 역할 자체가 바뀌고 있다. 부산항의 다음 50년은 단순한 물동량 확대가 아니라 구조 전환에 달려 있다. 북극항로 개척, 해양산업 집적, 친환경·스마트 항만, 북항 재개발은 그 전환의 핵심 축이다.

■동북아 관문에서 글로벌 거점으로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이 가속화하면서 북극항로가 현실적인 대안 항로로 부상한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 루트로,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운항 거리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운송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진다.

부산항은 북극항로 시대의 핵심 수혜 항만으로 꼽힌다. 동북아 해상 교차점에 위치한 부산항은 북극항로와 기존 동아시아 항로를 연결하는 중간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극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물류 흐름에서 부산항의 환적 기능이 강화되고 새로운 물동량 창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북극항로는 계절적 운항 한계와 인프라 부족, 국제 규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선제적 투자와 국제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양산업 플랫폼 구축 나서야

부산항이 진정한 글로벌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물류 기능을 넘어 해양산업 전반의 집적이 필요하다. 해사법원 신설이 확정되면서 부산은 해사 분쟁 해결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확보했다. 해사법원은 선박 충돌, 해상 보험, 운송 계약 등 해운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사법 인프라다. 이는 단순한 법률 기능을 넘어 해운 금융과 보험, 중재 산업까지 연결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상당수 해사 분쟁이 해외에서 처리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해사법원 설치는 국내 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기업 본사 이전과 해양 공공기관 집적 역시 필수 과제다. 현재 국내 해운기업과 정책 기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항만과 산업, 정책 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항만 기업 금융 정책 기능이 부산에 집적되면 의사결정 속도와 산업 시너지가 동시에 강화될 수 있다. 부산항이 물류 중심에서 벗어나 해양산업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탈탄소·스마트 항만 구현 절실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환경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는 항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 전기 기반 하역 장비 도입, 저탄소 물류 체계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다. 이와 함께 항만 운영은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관리 시스템, 자동화 하역 장비, 스마트 터미널 구축이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항 역시 친환경 항만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항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한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만과 도시의 새로운 관계 설정

부산항의 미래는 물류 기능을 넘어 도시와의 관계 재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은 그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기존 항만 기능이 부산신항으로 이동하면서 북항은 해양 관광과 문화, 비즈니스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항만과 도시가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북항 재개발 핵심 부지에는 대형 공연장 등 랜드마크 시설 조성이 추진된다. K-POP 공연과 국제 행사가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조성될 경우 부산의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공간을 조성하기 전까지 임시 공연장을 마련해 대형 공연을 유치하자는 제안 역시 심도 있게 다뤄진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하면 북항 재개발은 부산항의 기능을 물류에서 산업·문화·도시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바닷길, 법률·금융·해운 산업이 결합된 해양산업 플랫폼, 탈탄소·스마트 항만으로의 전환, 그리고 북항 재개발을 통한 도시 혁신까지. 이 모든 변화는 부산항을 단순한 물류 거점에서 글로벌 해양 중심 도시로 도약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 부산항의 다음 50년은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재설계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항로는 지금, 다시 그려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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