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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구역 내 랜드마크 부지에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공연하는 대형 아레나를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사진은 정식 아레나 건립 전 부지 활용 방안으로 부상 중인 임시 공연장 구상도. AI 생성 이미지 |
- 북항재개발 구역 중심 11만㎡
- 대형 공연장 콘서트 유치 넘어
- 스포츠·MICE 등 연계 진행해야
- 민간 공모 두 번이나 무산 경험
- 市·해수부·BPA 기존방식 아닌
- 재원·개발방식·운영모델 설계를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구역 한가운데 11만3316㎡ 규모의 땅이 있다. 축구장 16개에 가까운 면적이다. 이름도 ‘랜드마크 부지’다. 북항의 상징적 공간이자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 계획된 곳이다. 그러나 이 땅의 미래는 확정되지 않았다. 북항 1단계 사업은 2008년 시작돼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됐으나 랜드마크 부지는 두 차례 민간사업자 공모에 실패, 아직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랜드마크 부지에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공연장’을 짓자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런 구상은 실제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만의 장소성 지닌 공연장세계적인 공연장은 저마다 고유한 ‘장소성’을 갖고 있다. 미국 덴버 인근 ‘레드록스 앰피시어터’는 거대한 붉은 암벽을 무대로 활용한다. 영국 런던 ‘O2 아레나’는 템스강변의 옛 밀레니엄 돔을 공연·스포츠·상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꿨다.이들 공연장은 건축만으로 세계적인 명소가 된 것이 아니다. 그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의 이야기를 공연과 결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북항에는 다른 공연장에 없는 ‘바다’와 ‘부산항 150년 역사’라는 자원이 있다. 공연장 안에서 무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공연장 밖으로 나가면 부산항의 바다가 펼쳐지고, 150년 항만의 역사가 이어진다. 부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들어온 관객이 공연을 보고 북항 친수공원을 걷고 원도심을 찾아 부산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장소성은 국내 다른 대형 공연장이나 세계 유명 공연장과 단순히 비교하기 어렵다. K-팝 공연을 보러 부산을 찾은 외국인 팬에게 ‘공연장’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라는 도시 전체를 공연의 무대로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K-팝 공연만 열리는 공간이 아니라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공연 콘텐츠의 일부가 된다.
■‘랜드마크’가 될 공연장이어야랜드마크 부지의 애초 목적을 고려하면 공연시설의 가능성은 더욱 주목된다. 랜드마크는 눈에 띄는 건축물을 세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과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오고,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는 장소가 돼야 하는데, 대형 공연장은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세계적인 가수의 공연이 열리는 날 수만 명이 부산을 찾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그 장소를 기억한다. 같은 공연장이 다시 문을 열면 또 다른 관객이 찾아온다. 건축물의 가치가 콘텐츠를 통해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구조다.
북항은 이미 많은 도시 자산을 갖고 있다. 여기에 공연 콘텐츠가 결합하면 랜드마크 부지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는 랜드마크’가 아닌 ‘찾아오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좌석 수보다 중요한 콘텐츠대형 공연장을 지어 공연을 유치하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공연이 없는 날이다. K-팝 콘서트와 대형 음악축제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전시, MICE, 시민문화행사 등을 유치해야 한다. 공연 콘텐츠 제작과 팬 체험, 식음료·쇼핑·숙박 등을 연계해 365일 공간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좌석 수 역시 객관적인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공연시장의 수요와 부산 관광객 규모, 국내외 대형 공연장의 운영 사례 등을 종합해 적정 규모를 산출해야 한다. 교통대책도 빠질 수 없다. 수만 명의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공연 특성을 고려해 도시철도와 버스, 부산역, 국제여객터미널을 연계한 관객 이동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북항 아레나의 경쟁력은 좌석 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복해서 찾아오게 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젠 ‘부산’ 담을 때북항 아레나 건립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건립비와 재원 조달, 운영주체, 민간투자 유치, 교통대책, 기존 공연·체육시설과의 기능 조정 등이 필요하다. 특히 랜드마크 부지는 이미 두 차례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BPA가 사업 규모와 재원, 개발 방식, 운영 모델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 각각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전재수 부산시장 취임 직후 ‘북항재개발혁신TF’를 꾸렸고,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공연 복합형 돔구장 건립사업 후보지 선정 공모’에 5만 석 규모의 ‘북항 돔 아레나’로 신청할 계획이다. 공모에 선정된다면 부산항의 바다를 배경으로 150년 항만의 역사와 K-팝, 원도심 문화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공연장 건립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기획=국제신문, BNK 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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