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운영 위한 시험장 역할로
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대형 아레나가 들어서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 방식 확정과 재원 마련부터 설계·인허가, 공사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공 때까지 랜드마크 부지를 또다시 ‘기다리는 땅’으로 남겨둘 이유는 없다. 이에 아레나 건립 전까지 이곳을 대형 야외 공연장으로 임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임시 공연장으로서의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랜드마크 부지를 야외오페라 ‘카르멘’ 공연장으로 무상 제공했다. 지난 7월 11~12일 이틀간 열린 공연에 1만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열린 ‘북항 오션 SUP 페스타’에서도 이 부지는 시민의 문화·여가 공간으로 활용됐다. 넓은 부지와 바다를 낀 공연장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확인된 셈이다.
이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체계적인 ‘임시 공연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K-팝 콘서트와 대형 음악 축제를 비롯해 오페라·뮤지컬·국제문화 행사 등을 계절별로 배치하고, 이동식 무대와 음향·조명시설을 갖추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부산항의 바다와 야경을 배경으로 한 공연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임시 공연장은 향후 아레나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시험장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관객 규모와 외국인 관람객 비중, 교통 수요, 인근 상권의 소비 효과 등 데이터를 축적하면 아레나의 적정 규모와 운영 방식, 교통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초부터 민간에서 이곳에 임시 공연장을 설치해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을 유치하는 등 상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관계 기관인 부산시와 BPA, 해양수산부 간 협의 단계까지 진행됐으나 더는 진척되지 못했다.
물론 임시 공연장 운영에도 소음과 교통, 안전, 시설 설치·철거 비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따라서 개별 행사를 그때그때 유치하는 방식보다는 연간 공연계획을 세우고 시설 운영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주진모 비젯 대표는 “아레나가 들어설 때까지의 시간을 공백으로 둘 필요 없다. 임시 공연장 마련을 통해 ‘공연도시 부산’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북항에 가면 큰 공연이 있다’는 인식이 시민과 관광객에게 자리 잡는다면 항후 건립될 아레나는 빈 땅 위에서가 아닌, 관객과 콘텐츠를 확보한 공간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