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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4호기 전경. 국제신문DB |
- 李정부 수명 연장 기조 등 반영
- 3호기 7년·4호기 8년 추가운전
- 원안위장 “심사 지연 않게 노력”
- 환경·탈핵단체 반발 더 커질듯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4호기의 계속운전을 최종 승인하면서 설계수명이 이미 끝났거나 만료를 앞둔 전국의 나머지 노후 원전도 수명 연장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이날 원안위의 ‘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 의결은 지난해 11월 고리원전 2호기에 대한 계속운전이 승인된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그간 3·4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환경·탈핵단체의 강한 반발과 원안위 위원들 간 찬반 양론이 있기는 했으나 결국에는 이재명 정부의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기조 등에 따라 예상대로 계속운전 승인이 내려진 것으로 분석된다.
고리 3호기와 4호기는 모두 설비용량 1025MW급의 가압경수로형(원자로 내부 물에 강한 압력을 가하는 방식) 원자로다. 원안위가 이날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설계수명 만료 시점(3호기 2024년 9월·4호기 2025년 8월)을 기준으로 각각 10년 후인 2034년 9월과 2035년 8월까지 전기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고리 3·4호기는 원전 사업자 한수원의 주관으로 재가동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관련 작업에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중 재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내년을 기준으로 3호기는 향후 약 7년간, 4호기는 8년여간 추가 운전이 가능해진다.
나머지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승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수원이 이전 정부 당시 원안위에 계속운전을 신청한 원전은 고리 2·3·4호기를 포함해 총 10기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계속운전이 승인된 고리 2호기는 올해 4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남은 총 7기는 전남 영광 한빛원전 1·2호기와 경북 울진 한울 1·2호기, 경북 경주 월성 2·3·4호기다. 운영 허가 만료일이 이미 지났거나 비교적 가까운 시점에 만료되는 노후 원전들이다. 한빛 1호기는 지난해 12월 설계수명이 만료됐고 한울 1호기는 내년 12월 끝난다. 원자력업계 등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들 노후 원전도 고리 2·3·4호기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AI 대전환 정책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충분한 전기 공급’을 위해 계속운전 의결 절차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계속운전 심사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노후 원전 폐쇄를 강하게 촉구해 온 환경·탈핵단체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원안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안위가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원자력 진흥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