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택시장이 미분양 적체와 전세 품귀라는 기형적 구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공급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방식이 부산에서도 처음 등장해 지역 임대차 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사진)’은 다음 달 CR리츠 방식을 통해 아파트 전용면적 77·84㎡ 총 486가구를 전세 물량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 도심에서 CR리츠를 활용한 대규모 전세 공급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가는 84㎡의 경우 최대 4억 원 중반대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복합주거단지로 지하 4층~지상 43층, 4개 동 규모로 세워졌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역세권이고 서면 생활권을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에도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동네에 따라 1년 새 최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KB부동산의 부산 전세수급지수 역시 170선 안팎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의 공급 부족을 보여준다.
매매 수요 침체로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는 늘었지만, 선호도 높은 전세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 속 추진되는 CR리츠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뒤 임대로 운영하다 시장 회복기에 매각하는 부동산 금융 모델이다.
건설·시행사 입장에서는 분양을 통한 즉시 공사비 회수 대신 할인 매입과 후순위 정산 방식을 감수하더라도 미분양 장기화에 따른 금융 이자 부담을 줄이고 현금 흐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구 등 타 지역에서 진행된 CR리츠 전세 전환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 단지가 전세로 바뀌면서 단기간에 세입자를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