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프집·PC방 초만원

- 야간중계로 손님 넘쳐 영업시간 연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월드컵만 같아라'.

독일월드컵 경기가 한국과의 시차로 인해 밤과 새벽시간대 중계되면서 호프집이 새벽까지 손님으로 넘쳐나는 등 야간업소들이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토고전이 열린 지난 13일 밤 10시께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B호프집은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손님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종업원들이 뒤늦게 온 일부 손님들에게 자리가 없다며 돌려보내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의 Y호프집도 이날 초저녁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 호프집은 지난 10일 월드컵 개막이후 새벽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아 새벽 2시까지 하던 영업을 2시간 연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만화방과 PC방도 마찬가지다. 밤 12시에 영업을 마치는 부산 수영구 M만화방은 새벽 3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비디오가게에도 최근 새벽에 하는 경기를 기다리기 위해 테이프를 대여하러 오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빈번하다. 부산 연제구 G비디오가게 업주는 "대부분 남자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거리응원전 덕에 응원장 인근 할인점이나 편의점도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해운대 벡스코 거리응원장 인근 홈플러스의 식음료와 주류 매장의 매출이 거리응원전이 열린 13일 하루 전일대비 15%가량 늘었다. 또 아시아드 경기장, 벡스코 주변 편의점의 매출도 최대 10배까지 뛰어 업주들이 콧노래를 불렀다. 박태우기자 yain@kookje.co.kr



# 극장·여행사 파리날려

- 영화상영 포기 주요경기 중계하기도

"월드컵 열기 빨리 식었으면…."

온 국민이 월드컵으로 기분 좋은 6월에 푹 빠졌지만, 영화관과 여행사 등은 축구 때문에 울상 짓고 있다. 매출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당분간 불황을 겪을 것이 뻔하지만, 대놓고 기분 나쁜 표정을 지을 수도 없는 신세다.

영화관들은 지난 주말부터 월드컵 역풍을 맞고 있다. 20%가량 관람객이 줄기 시작하더니, 토고전이 열린 지난 13일에는 최대 90%까지 손님이 급감했다. 이에 영화관들은 아예 영화 상영을 포기하고, 저마다 월드컵 주요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다.

여행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6월이 원래 여름 휴가철을 앞둔 비수기인 데다, 월드컵까지 겹쳐 여행사를 찾는 손님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여행사들은 6월 장사를 일찌감치 접고 7, 8월 성수기에 대비하고 있다. 부산 B여행사 관계자는 "비록 비수기라지만 이 정도로 한산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의 타격도 치명적이다. 월드컵 TV 중계 시간대 홈쇼핑 시청률은 이미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거리응원장 인근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호황과 달리 주거지역 마트들은 '죽을 맛'이다. 시민들이 대거 거리응원에 동참하면서 경기 시간 전후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광장응원을 계획했다 비싼 중계료 문제로 포기했던 이마트 사상점과 농협 하나로클럽의 경우 매출이 오히려 줄어들기까지 했다.

임은정 권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