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지역 기온이 4년 만에 34도까지 치솟는 등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민 안전 및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기상청은 이날 부산지역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 2006년 8월 8일 34.5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34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또 부산지역은 지난달 모두 8번의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는 1999년 기상청이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부산에는 이달 들어서도 벌써 3번이나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처럼 폭염이 이어지면서 공사장 근로자들이 지쳐 쓰러지고, 전력 사용량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시소방본부는 지난 4일 사하구 신평동에서 더위 때문에 실신한 60대 노인을 구조해 긴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해운대구 좌동에서 길을 가던 50대 여성이 폭염 때문에 쓰러진 것을 119구급대가 출동해 응급처치를 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해운대구 반송동의 건축 공사장에서 근로자 김모(66) 씨가 땡볕에서 일하다 근육경련을 일으켜 소방구조대가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불볕더위 때문에 각종 사고가 속출하자 부산시소방본부는 다음 달까지 중부소방서 중앙119센터 등 부산지역 25개 119구급대를 '폭염 특수구급대'로 지정, 운영에 들어갔다. 폭염 특수구급대는 구급차량에 얼음조끼 등 폭염에 대비한 필수 구급장비를 갖추고, 폭염특보 발생 때 노약자 밀집지역 등에 전진 배치될 예정이다. 무더위가 지속되자 지식경제부는 기존 '공공기관 내부 28도 유지'라는 획일적인 지침을 바꿔 민원실과 도서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26도까지 냉방기기를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무더위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 부산·울산의 전력 피크(최대 전력사용량)도 연일 기록을 경신하면서 한국전력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현재 전력 피크 최고 기록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기록된 7727MWh로 지난해 8월 28일 오후 2시의 7339MWh를 앞질렀다.

부산의 7월 한 달간 전력사용량도 168만2820MW로 지난해보다 7.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