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의 기독교청년회관에 한국 유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최팔용 서춘 김도연 이광수 김철수 등 11명이 조선청년독립단을 발족했음을 선언하고 백관수가 2·8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 모임은 곧 일본 경찰에 의해 해산됐지만 20여일 뒤 국내에서 3·1운동이 일어나는데 불씨를 지폈다.

2·8독립선언과 3·1운동은 미국의 우드로 윌슨(사진) 대통령이 1918년 1월 8일 의회에 보낸 연두교서인 '평화원칙 14개조'의 영향이 컸다. 평화원칙 14개조의 핵심이 민족자결주의였다. 즉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외부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민족자결주의는 전 세계의 수많은 피압박 민족에게 독립의 희망을 안겨주었다. 중국에서는 5·4운동이, 인도에서는 마하트마 간디의 저항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민족자결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과정에서 전승국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변질된다. 승전국 영국과 프랑스가 강력히 반발하면서다. 결국 이 원칙은 승전국의 식민지에는 적용되지 않고 패전국의 식민지에만 적용된다.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핀란드 등은 독립국이 되지만 승전국 일본의 식민지이던 조선은 해당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