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남 함안군 칠북면 봉촌리 낙동강 함안보 건설 현장에서 굴착기 등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김성룡 기자

15일 오후 4대강 사업 구간인 낙동강 18공구 경남 함안군 칠북면 함안보 공사현장. 함안보에는 물이 상당히 차올라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찰랑찰랑했다. 현재 공정률은 95%로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함안보는 관리 수위가 5m여서 물이 가득 차면 인근 농경지와 높이가 비슷해지기 때문에 물이 넘치거나 역류현상이 발생해 침수피해가 클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특히 함안보 공사장이 있는 낙동강 공사현장 곳곳에는 준설토 더미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에 장마가 시작되면 준설토 더미가 물 흐름을 차단하고 이 일대 침수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장마철 큰 비라도 쏟아지면 농작물 침수피해는 둘째 치고 마을 잠기지나 않을지 불안

함안보 인근 칠북면 봉천리 비닐하우스 단지에서 만난 농민 김정수(62·창녕군 영산면) 씨는 "함안보가 가동되면 함안군과 창녕군 일대 농경지 370여만 평에 침수피해가 우려된다는 경남도 낙동강특별위원회의 오늘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칠북면의 경우 보 상류에 위치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농민들이 매우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달 내린 비로 함안보 상류 1㎞ 지역인 칠북면 성산과 장포지역에서 물 역류로 침수현상이 발생했다"며 "함안보가 완공돼 물이 가득 차면 상류지역 농경지 대다수가 침수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책은 없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함안보 바로 아래에 위치한 창녕군 길곡면 마천리 마천배수장 인근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이곳 역시 양파와 고추 등 침수피해에 민감한 밭작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요즘 모이기만 하면 농작물 피해대책을 논의하는 등 마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마천리 마을 농민 박영민(68) 씨는 "마을 코앞에 함안보가 위치해 만약 큰비가 내리면 보의 물이 마을 전체를 덮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함안보 완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농민들은 농업기술센터에 침수피해와 관련한 대처방안을 문의하는 등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관계기관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함안 칠곡면 봉천리에서 비닐하우스 고추 농사를 하는 이영훈(74) 씨는 "수자원공사는 별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해 안심했는데, 경남도 특위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발표해 혼란스럽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들인 만큼 의견을 조율해 통일된 내용을 밝히고 대책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낙동강 특위 관계자는 "특위와 한국수자원공사의 함안보 합천보 침수피해 면적 조사 결과가 최고 17배나 차이가 나 농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며 "따라서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함안보와 합천보 용역결과에 대한 전문가 공개 토론회를 조속히 열어 진실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