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보 아래의 창원 본포대교 인근 낙동강변. 그물을 던지자 걸려든 것은 징거미새우 7마리, 검은물잠자리 2마리, 북방잠자리 1마리였다. 종수는 모두 3종.
자리를 옮겨 경남 합천보 위의 율지교 아래. 여기서는 실지렁이 2마리, 새뱅이 2마리, 개똥하루살이 31마리, 꼬마물벌레 12마리 등 11종이 걸려 나왔다. 그러나 경북 칠곡보 아래에선 겨우 깔따구 1마리가 걸렸고, 구미 숭선대교 밑에서는 아예 빈 그물이었다.
낙동강이 보 건설과 과다한 준설로 저서생물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함안보와 합천보, 칠곡보, 구미보 일대는 저서생물의 서식공간이 소멸됐다 할 정도로 수생태계 교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와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은 지난달 11~13일 낙동강 본류 8개 지점에서 저서생물 서식실태를 조사, 18일 1차 결과를 공개했다.
4대강 사업 완료 시점에 민간단체가 생태조사를 실시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1년 새 출현종 급감
전체적으로 낙동강 본류에서는 총 3문 5강 10목 24과 39종(604개체)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 확인됐다. 이는 국립환경과학원이 2010년 실시한 '보 설치 전후 수생태계 영향평가 및 복원대책 연구'에 나타난 3문 6강 44과 84종(낙동강 8개 보 지점에서 봄·여름·가을 3회 조사)과 비교해보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종수다. 조사 장소와 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라 해도 1년 새 출현종이 급감한 것은 주목되는 변화다.
조사를 진행한 생명그물 김정오 생태조사실장은 "준설과 수변습지를 걷어낸 것이 저서생물들의 서식지를 빼앗은 결과가 됐다"면서 "강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깨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수생태계 파괴 현상은 지난주 본지의 현장 취재에서도 일부 확인됐다.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지보면 낙동강 본류 일대는 수달과 백로의 중요 서식처였으나, 준설과 수변 개발 후 수달을 볼 수 없게 됐다.
부산대 주기재(생물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수생태계에 대한 배려 없이 진행돼 왔다. 수달이나 귀이빨대칭이, 흰수마자 같은 멸종위기종은 보물과 다를 바 없는 자원인 만큼 세심한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