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 부도 건설사 5억여 원 징수
- 지난해보다 88억 더 거둬들여

'고질체납, 끝까지 추적한다'.

경남 창원시가 15년 넘게 고질체납으로 남아 있던 지방세를 끝까지 추적, 징수에 성공하는 등 체납세 정리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고질 체납자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부단한 접촉 등 체납을 해결하려는 담당 공무원들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청 구진호 체납세관리담당은 고액 체납자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린다. 체납 중에서도 10년 이상된 악성 체납일지라도 그의 끈질긴 추적을 피할 수 없다. 그는 출근과 함께 체납징수 TF(본청, 5개 구청 직원으로 구성)와 대책회의를 갖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매일 회의를 거쳐 나온 정보는 체납자의 재산상태와 거주지 등이 취합되면서 징수에 결정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창원시는 최근 B건설㈜의 체납세 4억9500만 원을 15년 만에 징수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회사는 1997년 IMF여파와 함께 건설경기 침체로 부도를 맞았다. 창원세무소 등 조세기관과 2곳과 6개 금융기관은 이 업체의 부지를 팔아 조세와 채권을 회수하려 했다. 하지만 기관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부지 매각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체납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창원시에도 1998년부터 지방세가 체납됐다. 결국 창원시는 체납징수에 앞서 이들 기관에 대한 설득이 우선이라고 판단, 수개월간의 설득작업 끝에 부지 매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 고질체납을 해결했다.

1990년 초 지어진 A타운 건물의 재산세 등 미납분 20억 원도 지난해 말 받아냈다. 이 건물은 이중분양 등으로 채권관계가 얽혀 체납세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체납세관리담당팀이 수개월 동안 건물주인들을 차례로 만나 담판을 벌인 끝에 체납세를 받아냈다. 이런 노력으로 창원시 체납액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55억 원에서 최근 567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창원시 차상오 행정국장은 "글로벌 경기악화로 체납세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하지만 충분히 여유가 있는 회사 대표가 세금을 내지 않거나 상습 체납을 일삼으면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는 게 우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