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1총선 기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새누리당 유재중(부산 수영) 국회의원 당선자와 관련한 성추문 의혹의 최종 판단은 검찰의 손으로 넘겨졌다. 검찰이 당사자들을 기소할지 여부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일 유 당선자와 맞고소·고발한 김모(여) 씨에 대해 실시했던 거짓말탐지기 조사(본지 지난달 27일 자 9면 보도) 결과를 먼저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남부서 측은 이어 이르면 2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관례는 경찰이 수사 결론을 짓고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달아 검찰에 보내지만, 이번 사건은 워낙 민감해 검찰이 경찰에게 유 당선자에 대한 수사 결론을 내리지 말고 사건을 송치하도록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경찰의 수사 내용뿐만 아니라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에 대해 보안을 철저히 유지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등에서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를 두고 갖가지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경찰은 그 결과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거짓말탐지기는 지난달 검찰이 경찰 수사내용을 검토한 뒤 수사 지휘를 하면서 동원됐다. 이번 사건 자체가 8년 전 성관계 유무를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지만, 당사자들 진술의 진위를 가릴 뚜렷한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김 씨와 유 당선자는 지난달 25일과 26일 잇따라 부산경찰청에서 각각 3시간에 걸쳐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하루에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 묻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나의 질문을 다각도로 여러 차례 묻는 것이 거짓말탐지기 조사의 특징이다. 김 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유 당선자와 김 씨가 지난 2004년 성관계를 맺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추문 스캔들은 지난 3월 13일 유 당선자가 김 씨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맞고소·고발이 이어져 당사자들 간의 대질심문과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거쳤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름 안에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 사건일지

3월 13일 : 당시 유재중 총선후보, 김모 씨 등 5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소.

3월 14일 : 유 후보, 기자회견 갖고 성추문 의혹 진실 규명 요구하며 삭발 및 단식농성 돌입. 김 씨, 같은 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3월 19일 : 김 씨, 유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발.

4월 3일 : 유 후보와 김 씨 대질심문. 두 사람 모두 거짓말탐지기 조사 요구.

4월 9일 : 김 씨 "거짓말탐지기 조사 일정 두고 경찰이 시간을 끌었다"며 1인 침묵시위.

4월 11일 : 유 후보 총선에서 당선.

4월 25일 : 경찰, 김 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4월 26일 : 경찰, 유 당선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