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자들 "죄인도 아니고…" 불만

정부가 오는 2016년까지 전국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달 중에 입법 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현행법상 영업장 넓이 150㎡ 이상 음식점은 전체 공간의 2분의 1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복지부는 음식점 금연구역 지정 대상을 ▷2014년까지 영업장 넓이 100㎡ 이상 ▷2015년 영업장 넓이 50㎡ 이상 ▷2016년 전체 음식점으로 단계별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금연구역 대상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곳은 모두 해당되며, 나이트클럽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은 제외된다. 복지부는 또 연말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문화재보호 사적지, 당구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발맞춰 지자체도 공공장소 금연구역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도시공원 3곳, 버스정류소 3270곳, 해수욕장 7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해당 지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 어린이 놀이터, 학교 인근, 도시공원 등을 금연구역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간접 흡연으로 불편을 겪었던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회사원 박선아(여·42) 씨는 "흡연자들이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담배를 피워도 제대로 항의를 못 해 화가 났었는데 다행이다"고 말했다.

임산부 김보경(32) 씨 역시 "외출 시 담배연기가 해로울까봐 일일이 마스크를 써야 했는데 이제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담배 피울 곳이 점차 줄어드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자영업자 김모(60) 씨는 "담배도 기호식품인데 이제 밖에서 마음대로 피우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회사원 안모(39) 씨는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공간이라도 만들어놓고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무슨 죄인도 아니고…"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부산시 김종윤 건강증진과장은 "전국적으로 금연구역 지정을 확대하며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추세인 만큼 시민들도 인식을 바꿔 금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