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55개 기관·단체
- 분과별 워크숍 통해 도출

지난 4월 17일 출범한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이하 스토리협)가 최근 올 하반기 사업계획을 잠정 확정, 본격 항해에 나섰다. 스토리협은 지난달부터 상임 집행위원회와 분과별 연속 워크숍을 열어 향후 운영방향을 정하고 사업계획을 다듬었다.

스토리협에는 현재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부산문화재단, 동서대학교 등 스토리텔링과 관계되는 부산지역 55개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스토리협은 이들 기관·단체들의 현안 및 아이디어 수렴을 위해 지난달 8일(영화 영상 무대), 15일(원천 스토리 발굴), 24일(콘텐츠 개발) 세 차례에 걸쳐 분과별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는 매번 12~15명의 전문가와 실무자들이 참가해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스토리협의 2012 하반기 사업안은 이 같은 워크숍 등을 통해 1차 정리된 것들이다.

'스토리텔링 창작클럽 육성 사업'은 인터넷의 집단창작 툴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에 대한 교육, 창작, 콘텐츠 개발까지 이끌어내는 프로그램. 사업 제안자인 김학수(41·부산대 영상정보협동과정 박사과정) 씨는 "3000개에 달하는 영국의 스토리텔링 클럽이 영국 스토리 산업을 꽃피웠듯이, 부산의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소모임으로 엮어 다양한 지역 스토리와 콘텐츠를 빚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갈매기'(가제)는 가장 부산적이고 부산다운 창작 연극 또는 뮤지컬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스토리협과 부산시는 부산을 대표할 만한 '킬러 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하반기 중 시놉시스(Synopsis·간단한 줄거리나 개요) 공모를 통해 원천 스토리(대본)를 만들고, 연극 시연 및 평가를 거쳐 뮤지컬 작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장롱에서 꺼낸 추억의 사진공모전'은 기관·단체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이야기 자원을 마당으로 끄집어내 공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공모전이다. 부산관광컨벤션뷰로 최부림 홍보실장은 "근대부터 2000년대 이전까지 부산을 배경 또는 소재로 한 사진, 기록물, 그림 등을 모으다 보면 잠자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다"고 했다.

스토리협은 이 밖에 부산출신 대중가수인 현인, 나훈아, 현철, 설운도 등을 활용한 '트로트 메카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며, 부산 영도구와 동구 등에 '스토리텔링 거리' 조성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언오 원장은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사업은 실로 무궁무진하고, 잘 다루면 돈(경제)이 될 것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참에 '이야기 도시 부산 선언'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스토리협이 부산지역 55개 기관·단체들과 연대, 협력을 통해 추진 중인 사업들은 부산의 신성장 동력 또는 미래전략 산업이 될 수도 있다"며 "치밀한 세부 추진 전략을 세워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케팅 전문가 수잔 기넬리우스는 그의 저서 '스토리노믹스'에서 "스토리 산업이야말로 최고의 미래 비즈니스"라고 역설한다. 이렇다 할 미래전략 산업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부산이 진지하게 곱씹어봐야 할 얘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