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에도 심의 보류
- "명승 지정해 환경 보전을"
- "홍수조절용 댐 건설 필요"
- 찬반 나뉘어 주민 두동강
- 당분간 공방 계속 불가피
경남 함양군 마천면 '용유담'에 대한 명승(국가지정 문화재) 지정 여부가 6개월간 미뤄지면서 지리산댐(문정댐) 건설계획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명승 지정 보류는 사실상 명승 미지정을 의미하지만, 문화재위원회가 보류기간을 명시해 논란의 불씨를 남겨 놓았다. 이로 인해 용유담 수몰을 놓고 찬반으로 갈라진 지역주민들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심의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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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명승 지정이 보류된 경남 함양군 마천면 용유담. |
문화재위원회가 이 안건에 대한 심의를 보류해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에 했던 명승 지정 예고가 없었던 일로 되는 듯했다. 하지만 6개월간이라는 기간을 명시함으로써 댐 건설 논란도 늘어지게 됐다. 이는 관계법상 명승 지정 예고 뒤 유효기간이 6개월(2012년 7월 8일)로 이 기간에 지정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무기한 보류가 돼 명승 지정이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되지만, 보류기간을 명시해 반전도 가능하게 됐다.
명승 지정 예고는 다시 할 수 있고 가지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지정문화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가지정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정식 지정이 되지 않으면 자동 해제된다. 그러나 가지정은 문화재 지정 전에 긴급한 사유가 인정돼야 하고, 여유가 없을 때 임시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를 볼 때 문화재위원회가 보류기간 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리산댐 건설 공방
문화재위원회의 6개월 심의 보류로 지리산댐 건설계획에 대한 공방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지리산댐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용유담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할 태세다.
댐 계획 규모는 높이 141m, 길이 869m다. 약 50층인 빌딩 수십 개가 옆으로 늘어선 형태의 거대한 벽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현재 가장 높은 평화의 댐(125m)보다 16m 더 높으며 길이는 진주 남강댐(1126m) 다음으로 길다. 지리산댐은 유역면적 370㎢에 1억7000만 t의 물을 저장할 예정이다. 남강댐은 유역면적 2258㎢에 총 저수량이 3억9000만 t에 이른다.
이에 환경단체와 문정댐 백지화대책위 등은 정부가 홍수 피해를 과장해 부산과 경남 동부지역의 식수를 확보하기 위한 용도로 댐을 건설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댐 건설은 지리산 파괴의 주범이 될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와 함양군은 문정댐이 홍수조절 용도여서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정댐은 하류지역인 남강 유역의 치수를 위한 홍수조절용 댐으로,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과 과정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용유담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 뒤 지난 3월 현장조사에 이어 4월 18일 지정을 위한 문화재위원회를 열었지만 결정이 보류됐다. 함양군과 수자원공사 등이 문화재청에 지정 반대를 건의했고, 지정이 예고된 비슷한 시기에 문정댐 건설계획이 발표돼 명승 지정과 정면으로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정댐을 둘러싼 찬반 입장은 지역 주민 간, 자치단체 간 감정 문제로 비화됐다.
심의가 열린 27일에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지리산 공동행동 및 환경단체 회원들이 1000번의 절을 올리며 용유담 명승 지정을 기원했다. 함양에서 올라온 댐건설추진위도 같은 장소에서 명승 지정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역 주민들은 "동남권 신공항 사례를 볼 때 문화재위원회가 빠른 시일 내 명승 지정 여부를 결정해 주민들 간 갈등과 반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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