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본부 "서민 부담" 반대
- 물가대책위 안건서 보류돼
부산시가 신규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매년 하수도세 5%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최근 불어닥친 경기 불황으로 공공요금 억제 여론이 높아지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시 환경녹지국은 올해부터 하수도세를 매년 5%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일단 3년간 인상한 뒤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가 우선 몇 년에 한 번씩 하수도세를 올리자 인상폭이 높아 시민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안을 마련했다. 실제 시는 2008년 이후 4년 만인 올 2월 하수도세를 26% 인상했지만, 인상폭이 너무 커 시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하수도세 현실화 비율이 81% 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조금씩 올리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시는 또 최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하수도 인프라 확충사업의 재원을 제때 마련(본지 지난 10일 자 9면 보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수도세 인상분을 활용한다는 목적도 있다. 시는 2005년부터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오수와 우수를 분리 배출하는 분류식 하수관거를 확대하기로 해 2조 원대에 가까운 사업비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방침은 최근 불어닥친 경기 불황의 벽에 부딪힐 처지에 놓였다. 시 환경녹지국은 지난 5월 하수도세 인상 내용을 시 물가대책위원회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제안했지만 담당부서에서 이를 보류시켰다.
시 경제산업본부 관계자는 "서민 경제 부담요인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데 올해 초 올린 하수도세를 내년에 또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서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장 내년부터 하수도세를 재원으로 삼아 추진되는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시의 수질 개선을 위한 재원 마련인 만큼 관련 부서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