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상대로 한 성폭행범들이 하나같이 아동음란물을 소지하거나 탐닉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동포르노 근절을 위해 '노 차일드 포르노(No Child Porno)-아동포르노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홈페이지에는 2일 하루에만 3000여 명의 네티즌들이 접속해 뜻을 함께했다. 초록우산은 아동음란물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아동포르노의 제작, 유통이 범죄라는 인식 확산으로 단속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모 씨가 아동포르노를 자주 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평소 하루 30명 안팎에 불과하던 서명자가 수천 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아동성범죄자 대부분은 아동음란물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나주의 초등생 성폭행범을 비롯해 경남 통영 초등생 납치 살해범 또한 보유하고 있던 음란물 중 아동포르노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2007년 안양 초등생 살인사건, 2010년 김수철 사건에서도 범죄자의 개인 컴퓨터에서는 아동포르노가 발견됐다.

지금도 웹하드, P2P사이트에서는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아동포르노의 유통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통영 사건 이후 아동음란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선언했지만 수천 명에 달하는 다운로더를 적발하기가 어렵고, 외장하드나 휴대용저장장치(USB)를 통한 유통은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제 아동음란물 유통을 중형으로 다스려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아동음란물을 제작·수출입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의 유포자는 7년 이하 징역, 소지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고 있다. 반면 미국은 아동음란물을 다운로드만 받아도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지난해에는 400여 건의 아동음란물을 소지한 20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적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아동음란물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아동과의 성관계에 대한 죄의식을 둔감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아동음란물을 취급하는 것만으로도 중대한 범죄라고 인식하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