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치료에 6만원, 부담 커
- "조기 대응 및 치료 지원 절실"
K(4) 양은 분리 불안 및 말더듬, 폐소공포증 등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 K 양의 어머니에 따르면 유아기 아버지의 폭력과 자해, 생후 29개월께 부모의 이혼과정에서 4개월가량 시골에 방치된 경험 때문에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K 양은 정서적인 문제도 잠재돼 있을 것으로 보여 전문 심리상담과 조기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등으로 발달부진을 보이는 아동이 늘고 있다. 그러나 부산에는 이에 대한 전문치료기관이 부족한 데다 부모의 경제적 부담으로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동이 증가하고 있다.
9일 부산 사하구 위기아동 발굴 지원기관인 드림스타트센터에 따르면 한 해 이곳으로 발달부진 치료 지원을 받기 위해 찾는 아동은 70명에 달한다.
가정 해체로 인한 아이들의 불안 심리가 언어, 인지, 학습 부진 등으로 나타나면서 전문치료를 호소하는 부모들이 증가한 것이다. 현재 치료 지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아동만 43명이다.
그러나 자녀가 발달부진을 보여도 적지 않은 부모들이 선뜻 전문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아동은 통상 주 2회씩 수개월 동안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1회 치료비만 6만 원 안팎이어서 저소득층 가정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리아이 미술치료 박정희 원장은 "증가하는 가정 해체와 더불어 아동 치료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센터를 찾는 아동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것 같다"며 "하지만 치료비 걱정 때문에 방문조차 못 하는 부모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에 사하구 드림스타트센터는 내년부터 아동통합치료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외부기관 치료지원과 함께 추가 희망자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드림센터 박재일 팀장은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언어장애를 보였던 M(10) 양은 3년 동안의 꾸준한 치료로 이제 정상적인 학교생활도 하고 현재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센터를 직영하게 되면 더 많은 위기아동에게 전문적인 치료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