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시비와 초고층 건물 신축을 둘러싼 조망권갈등 등 말 많은 부산 남구 용호만 매립지 용도변경과 관련한 감사원의 해당공무원 징계 요구를 부산시 인사위원회가 '무리한 요구'라며 '불문처리'했다.

부산시는 26일 감사원 징계 요구와 관련해 징계수용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감사원은 최근 부산시 공무원 4명, 남구 공무원 4명 등 용호만 매립지 용도변경(지구단위계획 변경)과정과 관련한 공무원 8명에 대한 '부지정 징계'를 부산시에 통보했다.

부지정 징계 요구란 징계의 종류나 수위를 정하지 않고 인사권자가 알아서 판단해 징계하라는 뜻이다.

올해 초 부산시를 상대로 용호만 매립지와 관련한 감사를 벌였던 감사원은 감사결과 용도변경과정에서의 사전협의 누락과 같은 절차상 하자가 확인됐다며 부산시에 관련 공무원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징계 요구 사유로 부산시가 용도변경 과정에서 주민과의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용도변경으로 인해 토지를 매수해 건물을 지을 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는 데도 이를 방지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부산시 인사위원회는 용도변경 등 용호만 매립지를 둘러싼 의혹은 검찰 내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되는 등 이미 해소된 사안이며 감사원이 지적한 절차상 문제도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무리한 지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인사위원회에는 법조계 출신 3명을 비롯한 8명의 외부인사, 4명의 부산시 내부 인사 등 12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부산시는 그동안 감사원 감사와 관련 일부 사안에 대해 의견 충돌을 빚었었다.

특히 감사원의 지적 사항 중 지구단위계획 변경과정에서의 사전협의 누락과 관련, 부산시는 "부산시 건설본부가 40여차례에 걸쳐 주민·건설업체 등 이해당사자와 협의를 벌였고 지난해 7월 '3자 협의'까지 했는데 감사원이 이를 사전협의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또 건설업체가 당초 '25층 이하 11개 동의 오피스텔'을 지을 예정이었던 매립지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69층 이하 4개동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지가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특혜를 막을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지적도 부산시는 무리한 지적이라고 항변했었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건설업체의 당초 계획이 조망권을 둘러싼 대규모 민원을 일으켰고 민원 해소차원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인한 추가이익이 발생할 경우 사회에 환원한다'는 각서까지 받는 등 특혜방지조치를 강구했다고 주장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