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단체와 상당수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함양 지리산댐(문정댐) 건설을 기정사실로 못박아 반발을 사고 있다.

경남도는 최근 국토부가 오는 2021년까지 낙동강 수계인 함양 문정댐(유역면적 370㎢, 담수량 1억7000만 t) 등을 건설하는 내용의 댐 건설 장기계획(2012~2021년)을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일 밝혔다. 지리산댐은 2007년 건설계획에 포함됐다가 이번에 그대로 승계됐다. 국토부는 10년 단위로 댐 건설 장기계획을 수립한다. 국토부는 남강댐 등의 홍수조절용으로 문정댐 건설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승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국토부의 이번 결정은 지리산댐 건설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으로 전국 환경단체와 연계해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정댐 건설은 정부 스스로 지리산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중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2001년 지리산댐 건설의 타당성이 없다고 포기해 놓고 재추진하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리산댐 반대 주민대책위 선시영 위원장은 "댐 예정지는 집중호우 때 동물 사체와 흙더미 등이 쌓여 금방 넘치는 곳이어서 홍수조절용 댐으로 부적합하다"며 "협곡 등의 지리적 여건상 갈수기에는 금방 바닥이 드러나는 등 저장성이 떨어져 식수용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대 측 주민들은 조만간 국토부를 항의 방문하고 건설계획 철회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 박영민(67·함양군 마천면) 씨는 "댐 예정지인 용유담에 대한 문화재청의 국가명승 지정 심의가 올 6월로 연기된 상태에서 국토부가 서둘러 댐 건설계획을 확정한 것은 일방통행식 행정의 전형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함양 마천·휴천면의 문정댐추진협의회 측은 "남강댐 방류량 증가에 따른 침수피해 방지 등을 위해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토부의 댐 건설 강행을 놓고 찬반 주민 간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