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3일 미성년자 성폭행범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청구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가운데(본지 4일 자 1·3면 보도) 부산에서도 성폭행범에 대한 화학적 거세가 청구돼 결과가 주목된다.

부산지검 형사3부(박두순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청소년들을 유인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를 받고 있는 김모(41) 씨에 대해 법원에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1년 5월 30일 새벽 1시께 부산 사상구의 한 모텔에서 A(13) 군을 위협해 성폭행하는 등 10대 남녀 청소년 3명을 8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가출한 청소년들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겠다"면서 자신이 투숙한 모텔로 유인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어린아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소아기호증으로 진단돼 재범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과 함께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씨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약물치료 명령 선고를 받은 표모(31) 씨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청구한 상황이어서 서울남부지법과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 측의 전망이다.

현재 검찰은 표 씨와 김 씨 외에도 대전지검과 서울북부지검, 광주지검 등 전국적으로 7건의 성범죄 피의자에 대해 법원에 화학적 거세 명령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