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인도 '영업지장' 불만 표출

부산지역 각 구·군이 동절기 에너지 절약대책에 따라 문을 열어놓고 난방을 하는 업소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실제로 적발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단속에 나선 공무원조차 애매한 단속 기준에 과태료 부과를 주저하고 있으며 상인들의 불만도 높은 실정이다.

부산시는 9개 구가 지난 7일 800여 개 업소에 대해 개문(開門)난방과 네온사인 사용 위반 사항 등을 단속한 결과 경고장이 발송되거나 과태료 처분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8일 밝혔다.

부산지역 기초단체는 정부의 '동계 전력수급 및 에너지 절약대책'에 따라 피크시간(오후 5~7시)에 과도한 네온사인을 이용해 광고(업소당 1개만 허용)하거나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업소, 전기 다소비건물(계약전력 100~3000㎾) 및 대형건물(에너지사용량 2000toe 이상) 중 난방온도 20℃ 이하를 지키지 않는 곳에 대해 지난 7일부터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애매한 단속기준으로 인해 단속에 나선 직원들은 선뜻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에어 커튼을 가동한 채 문을 열어놓은 업소는 단속 대상이라고 하지만 일선에서는 이를 봐주고 있다. A구 담당자는 "에어 커튼이나 비닐 커튼을 설치하면 문을 열고 난방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온사인 기준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B구 담당자는 "모텔의 경우 외관을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장식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런데 어디까지를 한 개의 네온사인으로 봐야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영세상인들의 반발도 크다. 해운대구의 한 간이주점 업주는 "주점이나 노래방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네온사인을 끄면 손님들이 장사를 하지 않는 줄 알아 경기도 나쁜 상황에서 더욱 타격을 받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C구 담당자는 "영세한 가게에서 선풍기형 전열기 하나를 가동하면서 문을 열어놓았는데 차마 단속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현행 규정상 첫 단속 때는 경고 처분하지만, 두 번째 적발되면 50만 원, 세 번째는 100만 원, 4회 이상 단속될 경우에는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한편 부산시와 14개 구(기장군 강서구 제외)는 8일 오후에도 시내 일원에서 합동단속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