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집행관이 8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송전탑 점거 농성장인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 주차장에서 노조원들이 설치한 플래카드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지방법원이 8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노조)의 송전철탑 농성장 천막을 철거하는 강제집행에 나섰지만 지회 조합원들의 저지로 30분 만에 중단됐다.

울산지법은 이날 집행관 30여 명과 용역업체 노무자 50여 명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송전철탑 농성장에 투입, 철거 사실을 고지한 뒤 천막 10개 등 노조가 세운 시설물에 대한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50여 명이 막아서며 철거를 저지해 더는 강제집행을 진행하지 못한 채 30여 분 만에 중단됐다.

노조는 이날 법원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송전철탑 진입로에 가로 4ｍ, 높이 1ｍ 규모의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차량 20여 대를 겹겹이 주차해놓았다.

집행관들은 "오늘 강제집행에 착수했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 집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음에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지법은 이날 집행에 앞서 지난 3일 가처분 결정문을 송전철탑 농성장에 고시했다.

이는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불법집회금지 및 업무방해 등 가처분 결정문이다. 현대차의 허락 없이 세운 농성천막 등 각종 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집행관은 또 같은 날 송전철탑에 농성 중인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 씨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은 4일부터 10일 이내에 자진해서 농성을 풀어야 한다는 내용의 철탑농성 해제 결정문을 공지했다.

자진퇴거 만료일은 오는 13일이지만 일요일이어서 하루 늦은 14일까지 농성을 풀면 된다. 이들이 이를 어길 경우 법원은 15일부터 14일 이내(1월28일)에 강제퇴거에 나설 수 있다.

또 15일부터 농성자 2명에게는 1인당 매일 30만원씩, 총 60만원의 간접강제금(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