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마을기업의 보조금 횡령이 잇따르고 있다.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예사고 단가를 부풀리는 등 온갖 불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 '마을기업 보조금은 눈먼 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고 있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 2011년부터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보조금 4500만 원(국비와 도·시비)을 자신의 상가 임대료로 유용한 A 씨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6일 밝혔다. 해운대구의 한 마을기업도 수사 표적에 올랐다. 이 마을기업 대표인 B 씨는 장애인 보장구 수리 마을기업을 하면서 4486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으나 경영이 어려워지자 사업장을 폐쇄하고 잠적했다가 현재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경남 남해경찰서는 당국의 보조금을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한 혐의(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로 남해군 상주면 모 마을 주민 C 씨와 민간 위탁업자 D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남해군 담당 공무원에 대해서도 보조금 관리업무 소홀 등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 씨와 D 씨는 카약 등 해양레저 체험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구입 물품 수량을 실제보다 늘리거나 가격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2010년과 2011년 모두 두 차례에 걸쳐 보조금 3500만 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마을기업 보조금 유용이 이처럼 예사로 이뤄지지만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아주 허술하다는 데 있다. 마을기업은 행정안전부에서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의 하나로 2010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제도다. 부산은 올해 27곳(신규 18, 재심사 9)을 운영할 계획이며 경남에는 49곳이 있다.

하지만 사업 자체가 관의 통제보다는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부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 보조금 유용 등이 적발되더라도 철저한 사후 조치가 없어 비리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