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가 남해안 굴 수출 재개를 허용한 가운데 12일 경남 통영시 도산면의 한 박신장(굴까기공장)에서 여직원들이 알굴을 까고 있다. 박현철 기자

- 생산량 37.5% 수출 끊겨
- 가격 폭락 등 피해 눈덩이

지난해 5월부터 중단된 남해안 굴 수출이 이달부터 본격 재개된다. 수출 중단에 이어 굴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굴 양식업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통영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국산 패류의 대미수출 재개를 허용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농림수산식품부에 통보해 왔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미 FDA는 지난달 남해안 패류생산 지정해역을 현지 점검한 결과 위생관리 실태가 미국측 위생 프로그램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 재개 시점은 본격 대미수출이 시작되는 3월 이전인 이달 16일 이후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대미수출 중단 이후 9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굴 업계는 적극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굴 수출로 벌어들이는 연간 800억 원대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수출 물량이 국내시장으로 몰리면서 굴 값 하락을 부추기는 간접피해 또한 막대했기 때문이다.

통영시 굴수협을 통한 위판물량은 이번 달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만4000상자(1상자=10㎏)가량이며 상자당 4만3000원에 위판, 예년보다 35% 하락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예년 이시기에는 1만 상자에 6만7000원 선을 유지했다.

굴수협 엄철규 상무는 "수출 재개는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굴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힘들었는데 가격 상승 등이 기대되면서 업계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 무엇보다 '남해안 굴=청정해역'이라는 이미지를 되찾게 됐다는 점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FDA는 지난해 남해안 패류생산 지정해역에서 위생 점검을 실시,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일부 검출되자 굴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여기에다 일본과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하면서 수출 중단 피해가 확산돼 업계와 어민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통영과 거제를 중심으로 남해안에서 생산되는 굴은 연간 4만여 t에 달한다. 이중 2만5000t은 내수 판매되고, 나머지 1만5000t은 냉동굴이나 굴통조림 등으로 가공 수출되고 있다. 연간 총 생산 규모는 3000억 원으로 이중 수출 규모는 800억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