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늦게 꼬리 내려" 비난쇄도

일본 대마도 역사탐방을 추진해온 창원시의회가 2주 만에 돌연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부터 행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뒤늦게 꼬리를 내렸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창원시의회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마도에 대한 올바른 영토의식 등을 위해 26~27일 1박2일간 대마도를 방문하려했던 계획을 연기한다"며 "순수한 행사 목적인데도 불구하고 일본 내 극우단체의 시위 등 예상보다 큰 반한 단체들의 행동이 우려됨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을 기념해 이번 행사를 정치적 목적인 아닌 역사탐방 행사로 치른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전체 의원 55명 가운데 41명과 의회 공무원들이 26일 부산에서 배편으로 출발해 대마도에 입국한 뒤 대마도 역사자료관, 최익현 순국비, 덕혜옹주 결혼기념비 등 우리 선조들의 흔적이 있는 시설물들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었다. 비용은 의원 경비 1700만 원 등 모두 22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창원시의원들의 대규모 대마도 입국 계획이 언론 등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지난주말 탐방행사를 맡았던 국내 여행사가 갑자기 '현지 여행이 불가능하니 계획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당초 시의회 측은 여행사를 통해 대마도 의회에 간담회를 제의했으나 "시간을 낼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의원들이 묵을 현지 숙박업소에서도 "우익들의 집단행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사면초가에 빠진 시의회는 대마도 행사를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근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간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마도 방문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지만 시회의가 무리하게 추진하다 좌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몇몇 시의원들이 무모한 행사라며 제동을 걸었지만 시의회가 집행부를 중심으로 행사 진행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 김모(56) 씨는 "시 통합 후 2년 8개월이 지나도록 청사 이전 등 현안도 풀지못한 상황에서 엉뚱한 사안에 시간을 뺏기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