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고 비관 40대 자수
- "사회적 비용 낭비" 비판

부산도시철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신고가 잇따라 더운 날씨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허위신고로 경찰 등이 출동해 수색에 나서 치안력이 허비되는 등 사회적 비용도 낭비되고 있다.

22일 오후 4시33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의 물품보관함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전화가 112로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금정지역 모든 순찰차와 형사 당직팀을 현장에 급파하고 경찰 특공대, 육군 53사단 폭발물 처리반(EOD) 등에 지원을 요청해 함께 수색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 4시37분께 범어사역 물품보관함을 뒤져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범어사역 인근을 수색하던 중 오후 4시58분께 범어사역 앞 도로에서 경찰에 전화를 걸어 허위신고를 했다고 자백하는 성모(43) 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사에서 성 씨는 생활고를 비관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신고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성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17일 저녁에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본지 지난 18일 자 6면 보도)는 신고가 들어와 관할 경찰과 경찰 특공대, 육군 폭발물 처리반(EOD) 등이 출동해 역사를 폐쇄하고 지나가는 열차를 모두 무정차로 통과시켜 퇴근길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와 공중전화기에 남겨진 지문을 통해 허위신고자 백모(29) 씨를 붙잡았다. 백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초연금 노인수당 대상자 축소' 뉴스를 보고 화가 나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14일 밤에는 도시철도 2호선 냉정역 인근에 다이너마이트로 추정되는 물건이 놓여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1시간 동안의 조사를 마친 뒤에야 신고된 폭발물이 다이너마이트 모양의 알람시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9일 오후 연산역에서는 연산역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허위신고가 112 문자를 통해 들어와 경찰과 군 당국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처럼 잇달아 발생하는 허위신고에 대해 시민 반응은 싸늘하다. 회사원 황모(28) 씨는 "허위신고로 동래역이 폐쇄되는 바람에 퇴근길에 내려야 할 역에서 못 내리고 20여 분을 걸어서 돌아온 적이 있다"며 "한 사람의 허위신고로 수백 명의 사람이 고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