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예산난" 제2터널 착공미뤄

경남 창원지역과 진해구를 연결하는 제 2안민터널 개설사업이 늦춰지면서 최악의 교통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9일 창원시에 따르면 출· 퇴근 시간에만 집중됐던 안민터널의 교통체증이 평시에도 시내버스와 승용차는 물론 진해를 거쳐 신항으로 향하는 화물차까지 몰리면서 심화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해본 결과, 퇴근시간인 오후 6시30분께 창원으로 가기 위한 차량이 터널 입구에서부터 800m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었다. 터널 길이가 1882m로, 정체가 심해도 5분이면 통과할 거리지만 40분 이상 지체됐다.

특히 창원쪽에서 진해방면으로 가는 터널 오른쪽에는 김해로 향하는 제2창원터널 진입로까지 개설돼 있어 양 방향의 차량들이 뒤엉켜 체증악화를 부채질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그마한 차량 사고라도 엄청난 체증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시20분께 터널 안쪽에서 화물차 한 대가 고장으로 멈춰서는 바람에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차량통행은 3시간이 지나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현재 안민터널의 하루 차량 통행량은 한계치(2만5000여 대)를 5000여 대 초과한 3만여 대에 이른다. 하지만 제2안민터널 개설사업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국도건설 5개년 계획에 제2안민터널 건설계획(1659억 원)을 포함했지만 실시설계가 끝나는 2015년 이후에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터널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시는 수차례에 걸쳐 내년 하반기 착공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예산난 등을 이유로 들어 요지부동이다.

안민터널의 교통난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지면 기업체 경제활동까지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시는 현재 터널 인근에 6만 ㎡의 천선공단을 건립 중에 있어 최소 24개의 기업체(고용인원 1000~2000명)가 2015년부터 공장건립과 함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장 출입 차량 상당수가 안민터널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돼 제2안민터널 개설이 늦어지면 교통대란은 더 가중될 것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정부 측에 제2안민터널 개설을 요청했지만 지난해야 계획에 반영된 데다 향후 시공계획도 계속 늦어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조속한 기일내 착공이 이뤄지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