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믿어지지 않아요."

일본 혼슈 산악지역인 '중앙 알프스'에서 조난을 당한 한국인 등산객 가족들은 29일 밤늦게 뜻밖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가족들은 수시로 인터넷 등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며 생존소식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30일 새벽 박문수(78), 이근수(7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뉴스에 가족들은 오열했다.

박씨 가족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다"며 "아버님께서 평소일본에 2∼3차례 등산을 잘 다녀오셔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정말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씨 가족은 신원이 확인된 만큼 일본 현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실종자 명단에 든 박혜재(63)씨 가족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박씨 부인은 "지금은 전화를 할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박씨는 4∼5년 전까지 일본항공에 다니다 퇴직했고 일본 주요 산을 잘 알아 산악회 회원들과 산행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에서 박씨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항공사 직원은 "불과 며칠 전출국장에서 뵙고 어디 가시냐고 안부를 물었다"며 침통해했다.

실종상태인 박인신(70)씨 가족도 애태우며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씨 아들(42)은 "일본 영사관이나 여행사를 상대로 전화해보고 있는데 별다른 소식이 없어 매우 답답하다"며 "제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등산객 중 7∼8명이 소속된 부산의 상봉산악회는 이날 집행부와 고문단이 모여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