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톤입방해파리.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제주와 동해에 이어 부산 지역 해수욕장에서도 맹독성 해파리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해운대수욕장 개장 이후 80여 명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적은 수치다. 또 지난 10일 부산 임랑해수욕장에서 4명이,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 50명이 해파리에 쏘였다.

하지만 일부는 이제까지 주로 발견된 강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보다 독성이 20배 이상 강한 맹독성 라스톤입방해파리로 추정돼 피서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도 6개 해수욕장에는 지난 10일 하루 만에 61명이 이 해파리에 쏘여 일부 해수욕장의 입욕이 통제됐다. 송정해수욕장에서도 지난 8일 40대 여성 2명과 14세 여자 중학생, 15세 남자 중학생 등 4명이 라스톤입방해파리로 추정되는 해파리에 쏘여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 해파리는 주로 수온이 높은 호주 북부해안에서 발견되며 크기가 3~15㎝ 정도로 작고 유영속도가 빠르다. 특히 4개의 촉수와 맞붙어 있는 머리의 지름이 1~2㎝에 불과한 데다 몸체마저 투명해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들어 더욱 위협적이다.

우리나라에는 여름철 비교적 해류의 흐름이 약한 남해 연안에서 수심 3m 사이에서 3~4주 정도만 출현한다. 해운대해수욕장의 수온은 20~21도로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이 해파리가 출몰하면 지난달 30일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그물코 15㎝ 크기의 해파리차단망도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차단망은 크기가 1m에 달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를 겨냥해 설치됐다.

구 관계자는 "아직 라스톤입방해파리가 실제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출현에 대비해 소방, 해경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해파리 차단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톤입방해파리에 쏘이면 바닷물로 씻고 문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남아 있을 수 있는 촉수를 핀셋이나 카드 등을 이용해 제거해야 한다. 또 다른 해파리와는 달리 이 해파리는 식초를 사용해 독을 중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