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연예인과 현직 레이싱 모델이 포함된 해외 원정 성매매 여성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특히 성매매 브로커와 결탁한 무속인은 성매매 여성의 해외 원정을 부추기다 적발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일본 대만 호주 미국 등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여·27) 씨 등 여성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포주 한모(32) 씨와 브로커 강모(55)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8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직업소개소 업주, 유흥업소 직원, 사채업자 등인 국내 브로커들은 유흥업소에 일하는 여성 종업원 등에게 접근해 단기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외국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고 현지 업주로부터 인당 100만∼150만 원의 소개비를 받았다. 특히 이들은 일부 여성이 국외행을 망설이자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한 무속인에게 데려가 출국을 유도했다. 브로커와 미리 입을 맞춘 무속인은 "올해 삼재(三災)를 겪을 수 있지만, 외국으로 가면 대박 난다"는 등의 말로 여성들을 유혹했다. 이 무속인은 그 대가로 사람당 70만∼1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해외로 간 여성들은 출장성매매 업주의 남편이 운영하는 현지 스튜디오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홍보 영상을 찍고 이를 보고 찾아온 현지 고객과 시간당 25만~30만 원을 받고 많게는 하루 10차례가량 성매매를 했다. 이들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여성들로 유학생과 전직 공무원, 가정주부까지 다양했다. 특히 전직 연예인과 현직 레이싱 모델 등 일부 여성은 일본 등 현지 출장 성매매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일부는 경찰조사 직후 다시 출국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 여성이 한 달 평균 20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고, 한 여성은 일본 현지에서 건강 악화로 성매매를 못하게 되면서 고리의 선지급금을 갚지 못하자 이름도 생소한 시골 지역으로 팔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조중혁 부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일본에 집중됐던 원정 성매매가 호주와 미국, 유럽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국내외 브로커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