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력 5000여 명 배치 계획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희망버스'의 울산 방문이 예고되면서 울산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전의 집회처럼 폭력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집회 및 시위를 벌이기 위한 희망버스는 오는 31일 울산을 방문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 등 울산시내 주요장소 10여 곳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벌인 뒤 밤 9시부터 자정까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26일 울산 중부와 남부경찰서 등에 집회신고를 했으며 참가 인원을 5000여 명으로 적어 제출했다.

경찰은 그동안 집회의 구심점으로 작용했던 최병승·천의봉 씨가 지난 8일 철탑 고공농성을 해제한 상황인 데다 여론도 좋지 않아 이번 집회의 실제 참가자 규모는 지난달 20일 1차 집회 때 3000여 명 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번 집회 때처럼 이번에도 폭력시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진압 경찰력을 지난번 집회 때 39개 중대 4000여 명보다 증강, 최소 50개 중대 5000여 명 이상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집회 때는 참가자 중 300여 명이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인근 펜스를 밧줄로 잡아당겨 뜯어내며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현대차 보안팀 직원들이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며 맞섰고, 시위대는 깃대로 사용하던 대나무 작대기를 휘두르며 맞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양 측이 충돌하면서 줄잡아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사태 발생 이후 약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물대포 등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서 미숙한 대응이 아니었냐는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이번 희망버스 방문에 대비,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시위 진압훈련을 벌이며 불법 집회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집회 신고서를 냈지만 장소가 산재해 있고 장소별 정확한 참가 인원을 밝히지않아 보완을 요구한 상태"라며 "평화적 시위는 보장하겠지만 위법한 행위는 규정에 따라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