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북정동 고분군(위)과 이 곳에서 출토된 금동말안장(아래). 양산유물전시관 제공 |
- 환수 아닌 한시적 대여 결정
경남 양산시 북정동 고분군에서 출토돼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던 유물이 9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양산유물전시관은 다음 달 15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백 년만의 귀환, 양산 부부총(夫婦塚) 특별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1920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발굴된 이후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양산 부부총 유물 68점과 관계자료 등이 공개된다.
주요 유물은 곡옥 목걸이를 비롯해 금동안교(말안장), 금제굵은귀걸이 등이다. 하지만 부부총 유물 가운데 최고로 치는 '금동관'은 운반으로 인한 훼손 우려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서 제외됐다. 금동관은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돼 국보급 유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양산 부부총 유물을 출토 이후 최초로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국시대 신라 고분 관련 학계 등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세계 5대 박물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도쿄국립박물관이 국내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박물관과 전시 협약을 체결한 사례는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산시는 유물전시관 설립에 맞춰 지난 2011년 4월 추진위를 결성하는 등 일본에 있는 유물환수에 나섰다. 전시관을 채울 유물 대부분이 일본으로 반출된 상태여서 모조품을 전시해야 하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1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공식적인 유물환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물전시관은 지난 4월 개관 당시 도쿄국립박물관과 대여 전시를 위한 협약을 추진, 지난 8월 관련 협약을 맺었다.
신용철 양산유물전시관장은 "이번 부부총 특별전은 국내외에 산재해 있는 양산지역 출토 유물환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전시되는 유물에 대해서도 대여 기간 연장이나 사실상 반환인 영구 대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양산부부총
경남 양산시 북정동 고분군(사적 제93호) 18기 가운데 가장 큰 봉분이다. 5세기 무렵 삼국시대 때 양산지역을 지배한 최상위층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가야와 신라의 접경 지역에 조성된 부부의 순장(殉葬) 무덤이어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지난 1920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발굴돼 출토유물 120여 점 전체가 도쿄국립박물관으로 옮겨졌다. 1965년 한일유물반환협정에서도 일본 측의 거부로 국내에 환수되지 못하고 도쿄국립박물관 동양관에 일부가 전시돼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