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벌어졌던 296일간 철탑농성으로 홍역을 치렀던 현대자동차가 이번에는 농성자의 신분유지를 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29일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철탑농성 당사자인 최병승 씨가 정규직으로 발령이 났음에도 출근을 거부하고 있어 해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비정규직이었던 최 씨는 대법원이 지난해 2월 '사내하청 근로자 최 씨를 현대차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내린 판결을 이행해 지난 1월 9일 자로 최씨에게 정규직 인사발령을 냈다.

그러나 지난 8월 8일 농성을 풀고 내려온 최 씨는 '원직 복직, 노사간 합의를 통한 복직' 등을 요구하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농성해제일을 결근 시작일로 간주, 50일 이상 출근을 하지 않았다며 징계를 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의 단체협약 등에는 '7일 이상 근로자가 무단결근하면 징계절차 등을 거쳐 해고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규정대로 할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를 자극해 철탑농성과 같은 충돌이 재현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고민 중이다.

사측 관계자는 "내용증명, 문자발송, 전화 등의 방법으로 25차례에 걸친 독려에도 최 씨가 출근을 않아 난감하다"며 어려운 입장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