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금 규모 더욱 커질 듯
- 조직 존폐 비화 가능성도

최근 법원이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사내 하청) 노조에 대해 배상을 하라고 결정함에 따라 이 판결이 향후 노사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금액은 단일 재판에서 노조에 내린 사상 최대 배상액인 데다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 사이에는 비슷한 소송이 수십 건이 남아 있어 배상금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4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울산지법은 2010년 공장을 점거하고 25일간 업무를 방해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 2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지난 10일 내렸다. 재판부는 "비정규직지회의 당시 쟁의행위는 적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2010년의 사건과 관련해 현재 6건(대상인원 428명)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법원이 20억 원을 배상하라고 현대차에 승소 판결을 내린 소송은 이 사건으로 제기한 손배소 가운데 2건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측은 당시 비정규직 노조의 공장 점거로 차량 2만6761대를 만들지 못해 3197억 원 상당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며 428명을 상대로 151억58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현대차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비정규직지회의 폭력 등 불법행위 10건과 관련해 모두 211명(대상자 중복 포함)을 상대로 22억1400만 원의 추가 손배소를 제기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20일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대나무(죽봉) 등으로 회사 관리자 등을 폭행하고, 울산 1공장을 300여 분간 정지시킨 것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최근 법원의 판결과 향후 남은 소송을 감안할 때 사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 피고인 비정규직 노조가 부담해야 할 배상금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비정규직 노조원의 정규직 전환이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존폐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동안 정규든 비정규든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소·고발과 손배소를 제기했다가 곧 철회하는 식으로 대응해 노조의 초법적 행동을 부채질하고 사법·행정력 낭비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젠 법 준수와 원칙적 대응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도 합법적 투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