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가득 실은 운반선이 화물선과 부딪혀 불이 났으나 두 배에 타고 있던 선원 91명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29일 오전 2시 15분께 부산 태종태 남동쪽 9.2마일 해상에서 시운전 중이던 5만5천ｔ급 화물선이 화학물질을 실은 케미컬 운반선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2만9천ｔ의 화학물질이 가득 실려있던 케미컬 운반선 왼쪽 중앙 3,4번 탱크에 큰 구멍이 나면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은 부산 해양경찰서는 경비정 16척, 해군 함정, 소방정, 헬기 등을 현장으로 보내 1시간여만에 케미컬 운반선 선원 27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운반선을 들이받은 화물선에는 선원 64명이 탑승해 있었고 배 앞머리에 불이 났으나 자체 진화돼 큰 피해는 없는 상태여서 감천조선소로 인양 중이다.

해경은 불이 난 케미컬 운반선에 살충제, 접착제 용도의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가득 실려 있어 폭발 위험 등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화재가 난 3,4번 탱크에 파라자일렌, 아크릴로니트릴 등 4천300ｔ 가량이 불에 타 소실됐고 현재 다른 탱크로 번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현재 화학물질 유출피해는 없으며 케미컬 운반선의 침몰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해경은 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시운전 중인 화물선이운항 중 왜 케미컬 운반선을 피하지 못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28일 오후 9시 45분께 울산 미포항에서 출발한 화물선은 시운전 도중 기상악화로 거제 홍도 쪽으로 이동 중이었고 사고 지점 부근에 접근하는 케미컬운반선을 보고 수차례 호출했으나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