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구개발특구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래과학부가 경남도에 대해 이미 지정이 되어 있는 부산연구개발특구에 경남지역을 연계시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부산시도 긍정적인 뜻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특구란 신기술을 창조하고 관련 사업을 촉진시키기 위해 조성하는 지역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정, 고시한 곳을 말한다.

29일 도에 따르면 미래부 등 특구 조성 관련 부처는 경남이 부산시의 동의를 얻어 경남특구 신청을 하면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경남특구는 이미 지정된 부산특구에 경남지역을 추가해 확대지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경남특구 면적은 창원시 4.86㎢, 김해시 1.21㎢ 등 6.07㎢이다. 이는 도가 당초 추진한 22.61㎢에 비해 크게 줄어든 면적이다. 현재 부산특구의 전체 면적은 14.1㎢다.

도는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해 부산시와 실무협의를 마쳤다. 세부사항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가 내년 1월 께 나오면 주민 공청회를 거친 뒤 미래부에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도의 이런 절차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도는 당초 정부가 기존 대덕·광주·대구 외에 당분간 추가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없다는 방침에 손을 놓고 있다가 지난해 초 정부가 부산 단독 지정 움직임을 보이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도는 처음에는 부산시와 공동지정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다시 단독 지정을 신청했으나 부산시 요구만 수용되고 경남은 무산됐다. 이에 도는 전략을 바꿔 부산시 지정구역을 확대해 경남을 연계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해 지정의 불씨를 살리게 됐다.

부산시는 처음에는 경남의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경남의 추가지정이 무산돼도 손해볼 것이 없는 데다 성사되면 부산시가 각종 개발의 주도권을 쥐게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동남권 신공항 추진, 낙동강 대체수원 개발 등 경남에 협조를 구할 사안이 적지않아 상생차원에서 도의 제안을 수용한 일면도 있다.

도는 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학·연 연구개발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창원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등 지역의 산업체질 개선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미 지정된 부산특구가 조선해양플랜트 특화단지로 개발 중이어서 경남이 주력해야 할 분야와 겹치기 때문에 향후 추진과정에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