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부산시청 1층 대강당. 2014년 부산시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시무식이 열린 현장은 시종 활기가 넘쳤다. 이날 허남식 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웃음강사가 등장, 이벤트까지 진행해 이채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직원들이 올 한 해 즐거운 마음으로 시정을 펼치자는 뜻일 게다.
여기서 2004년 취임 후 10년간 시정을 이끌고 올 하반기부터 '새 일'을 찾을 허 시장이 마지막 시무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한 해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허 시장이 향후 구상을 언급한다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날 허 시장의 활력 넘치는 모습은 지난 10년간의 시정 성과에 대한 자신감과 퇴임 후의 상당한 역할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시무식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세계도시의 꿈을 현실로 이뤄 낸 부산발전 10년'을 담은 팸플릿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 팸플릿에는 2004년 6월 7일 허 시장이 민선4대 부산광역시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까지 진행된 부산의 변화상이 담겼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지난 10년간의 상황을 회상한 허 시장은 ""강서 그린벨트 해제와 북항재개발 사업, 부산시민공원과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와 충돌을 뚫고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성과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일궜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이 이날 시무식에서 회상한 대로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이해 당사자들의 반대와 집단충돌이 잇따랐다. 그는 "그 같은 난관이 두려워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면 지금 부산의 모습은 어떻겠냐"며 세계일류도시로 나아가는 부산의 튼실한 인프라를 자랑스럽게 나열했다. 앞으로는 세계일류도시에 걸맞은 콘텐츠를 채우자고 강조한 부분에서는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허 시장이 일군 성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앞으로 역사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가 없이 국제도시 부산을 세계일류도시로 나아가게 하는 데 초석을 다졌다는 자부심은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 시장이 마지막 시무식에서 의도했든, 자연스러운 언급이었든 간에 여느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자기 자산'을 드러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 하반기 퇴임 이후 허 시장의 행보에 대해 시민들은 "그냥 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벌써 허 시장의 역할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