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 경전철의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는 등 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MRG(최소운영수입보장) 고통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빠른 시일 내 사업재구조화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운영(주)은 2011년 9월 경전철 개통 이후 28개월 만인 지난 16일로 경전철 이용 누적 승객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17일 밝혔다. 또 개통 초기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은 3만84명에서 지난해 말 3만5112명으로 26.7%가 늘었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개통 후 1000만 명을 돌파하기까지는 10.4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2000만 명까지는 9.1개월, 3000만 명을 넘어서는 데는 8.5개월이 걸렸다.

경전철 운영사는 누적 승객 3000만 명 돌파에 반색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7월께 4000만 명, 내년 상반기 5000만 명을 기록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해시와 경전철 운영사의 고민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당초 예상했던 수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개통을 앞두고 정부와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예상했던 하루 평균 승객은 17만6358명이었다. 이후 해마다 1만 명 정도씩 증가해 2014년에는 21만1147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실제 승객은 예상 수치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김해시는 앞으로 20년간 MRG로 1조3738억여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부산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9100억여 원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이처럼 MRG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는 데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부산과 김해시는 사업 재구조화 추진 등 재정부담 완화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는 등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뾰죡한 대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궁여지책으로 시는 지난해부터 국비지원을 위해 정치권과도 접촉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얻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그래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경기도 용인이나 의정부의 경전철과 달리 부산김해 경전철은 승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증가 추세로는 경전철 건설 계획 수립 시 예측한 예상 승객 수를 충족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도시철도법 개정과 국비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